대구문학관, 100년을 이어온 청년문학의 숨결을 느끼다

대구문학관, 이상화·현진건·이장희 발표 100년 작품 특별전 ‘100년의 숨결’ 개최

박종수 기자 0801thebetter@naver.com
2026년 06월 19일(금) 09:42
전시 개막 행사 포스터 이미지
[더조은뉴스]대구문학관(관장 하청호)은 지역 작가의 주요 기념일을 기해 그들의 문학적 활동과 성과를 조명하는 특별전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이상화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현진건의 소설 '고향', 이장희의 시'하일소경', '봄하눌에눈물이돌다' 등의 발표 100년을 맞아 해당 작가와 이들 작품을 조명하는 특별전시 ‘100년의 숨결’을 문화체육관광부·국립한국문학관 주최, 국민체육진흥공단 후원으로 대구문학관 3층 특별전시공간에서 개최한다.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1926년 6월, 『개벽』 70호를 통해 세상에 나왔다. 작품에서 일제 치하의 조국을 의미하는 ‘빼앗긴 들’은 대구를 그 배경으로 하지만 우리 지역의 풍경에서 출발한 한 편의 시가 식민지 시기 우리의 현실을 드러내는 민족시로 확장되어 문학의 보편성을 획득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일제 강점기의 비참한 민족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현진건 소설 '고향'은 1926년 6월 조선일보에 '그의 얼굴'로 발표됐다가 같은 해 발간된 그의 첫 단편집 『조선의 얼골』에 수록되며 제목이 바뀌었다. 이 단편집의 표제는 발표 당시의 단편 제목을 따른 것으로 현진건의 현실 인식을 잘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조선총독부는 이 단편집을 ‘조선’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다는 이유로 금서 조치했다.

백기만을 통해 『금성』 동인으로 활동한 이장희는 스물 아홉의 짧은 생애 동안 남긴 작품의 수는 많지 않았지만 '봄은 고양이로다'로 대표되는 시를 통해 감각적이고 섬세한 시 세계를 보여주며 한국 근대문학의 또 다른 정점을 이루었다. 그의 시 가운에 '겨울의 모경'(『신민』 9호), '봄하눌에눈물이돌다'(『여명』 7호), '하일소경'(『신민』 16호), '들에서'와 '눈'(이상 『신민』19호) 등 다섯 작품이 올해로 발표 100년을 맞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 작가의 발표 100년 작품들이 영상과 낭독으로 소개되며, 그들의 대표 작품집도 대구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을 중심으로 전시되어, 한국 근대문학의 형성과 발전에 큰 자취를 남긴 그들의 문학활동을 세밀하게 돌이켜 볼 수 있다.

이 전시에서 주목해보아야 할 또 다른 부분은 ‘다시 거화(炬火)를 찾습니다’라는 주제부이다.
대구고보 재학 당시 현진건, 이상화, 이상백, 백기만이 만든 프린트판 동인지 『거화』는 백기만의 평론집 『씨 뿌린 사람들』(빙허 편)을 통해 드러나듯, 대한민국 최초의 동인지인 『창조』보다 앞선 것으로 회자되나 그 실물이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후 『백조』와 『금성』 동인으로도 활동할 대작가들이 청년기에 시대의식을 함께 공유한 『거화』는 대구 근대문학의 출발지로서 그 가치가 크다.
또한 횃불을 의미하는 명칭에서는 당시 대구를 중심으로 한 젊은 작가들의 생동성을 상징적으로 엿볼 수도 있다.

대구문학관의 전시 관계자는 “지난 세기를 이어온 ‘청년 문학의 숨결’을 통해 문학 공동체의 원형을 현재적으로 복원하고 더 나아가 미래 지향의 삶의 전망도 함께 고민하는 ‘21세기의 거화’와 그 동인들이 출현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한편 6월 26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되는 이번 전시의 개막행사로는 이상화·현진건·이장희의 대표 작품을 성악과 힙합, 포크로 감상할 수 있는 특별공연 ‘100년의 봄, 삶, 꿈’과 함께 대구문학관이 이상화기념사업회·현진건기념사업회·이장희기념사업회와 협력하여 진행하는 특별세미나 ‘이상화·현진건·이장희 작품의 현재성’이 개최될 예정이다.

하청호 대구문학관 관장은 “이상화, 현진건, 이장희 선생이 청년기에 발표한 작품들은 당대의 현실에 대한 인식과 내면의 성찰이 함께 있어, 현대를 살아가는 후배 문학인들과 문학을 사랑하는 시민들에게 ‘문학이 무엇인가’, ‘문학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에 대한 시사점을 던지며 울림을 주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100년의 숨결을 이어온 우리의 문학이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다시금 생각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 23일부터 시작하며, 전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대구문학관 홈페이지와 공식 블로그를 참고하면 된다.
박종수 기자 0801thebet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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